
곡예
김제형 EP [곡예]
사는 게 아찔하다고 느낄 때가 자주 있다. 아찔함은 도통 익숙해지지 않고, 해결되지 않은 질문 위에 또 다른 질문이 얹힌다. 세상에 대한 질문은 점점 늘어나고, 나는 나의 무력하고 슬픈 존재에 대해 번번이 실감한다. 그러나 나의 삶 가운데 기쁨의 순간들도 분명 있다. 나는 내가 겪은 기쁨에 대해 더 뚜렷하게 떠올리려 애쓰고, 기쁨에게 빌린 힘으로 앞으로의 삶을 잘 감당해내고 싶다.
팽팽한 줄 위에서 가까스로 균형을 잡은 곡예사를 떠올린다. 곡예사가 짓고 있을 그 이름 모를 표정이 바로 나와, 우리의 표정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삶 속에서 모두가 자신의 곡예사가 되어 삶의 균형을 맞춰가는 데 애쓰고 있다는 것을 먼 곳을 떠올리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 삶이 흐르는 동안 저마다의 곡예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내 첫 앨범을 듣는 모든 사람들은 프로 곡예사일 것이다. 실력이 좋은 곡예사들의 눈에 웬만한 퍼포먼스는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궁금하다. 당신의 곡예와 나의 곡예가 과연 맞닿아 있을지, 닮았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닮았는지 말이다. 유난히 뜨거운 핀 조명 아래, 지금부터 명랑한 곡예 한 판이 시작되려 한다.
[Credits]
Produced by 조성태
Music & words by 김제형
Arranged by 조성태, 김제형(Track 1,2,3,4,5,6) 양영호, 조성준(Track 4)
Recorded by 강은구(@studio MACNORI, Zebro studio) 천학주(@studio Mushroom recording)
Mixed by 강은구(@studio MACNORI)
Mastered by 이재수(@Sonority Mastering)
Artwork by 황정호
Photo by 김태훈
01 노력하는 사회
Bass 양영호
Guitar 김제형
Drums & Percussion 조성준
Tenor & Baritone Saxophone 박기훈
02 외로움의 즐거움
Contrabass 양영호
Guitar 김제형
Drums & Percussion 조성준
Clarinet 박기훈
03 그건 너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Contrabass 양영호
Guitar 김제형
Drums & Percussion 조성준
04 직업다운 직업
Bass 양영호
Piano & Keyboards 조성태
Drums & Percussion 조성준
Alto & Tenor Saxophone 박기훈
Chorus 이원중
05빨개지는 사람
Bass 양영호
Guitar 김제형
Drums & Percussion 조성준
Chorus 신승은, 이원중. 이종승
06 다정한 술집
Guitar 김제형
Chorus 신승은, 이종승